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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by 귀엽지놈들 2019. 8. 8.

제목을 보고, 스릴러나 고어물일 거라고

예상했다. 좀비가 나오고, 세상은 인류가

멸망하고 있으며 절망만이 가득한 뭐

그런 소설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책 표지를 우연히

보고 나서 상반되게 바뀌었다. 영화 "너의 이름은"

느낌과 비슷한 분위기로 전개되어 무거운 내용을

가벼운 로맨스로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남주와 여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로

여주의 비밀을 남주가 우연히 알게 됨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었지만 그녀의 비밀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 그 비극의 주인공인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지만 내면의

슬픔은 숨길 수 없는 그녀.

학교생활은 학생들한테 너무나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이지만 그 '평범함'이 부러워

학교를 오게 된다.

 

만약, 죽을병에 걸려 완치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깨달았다면 가장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모든 걸 초연하게 대응하며 긍정적인

성격으로 웃으며 다닐 수 있을까?

 

학교생활조차도 너무나 경험해보고 싶은

미지의 세계가 될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스토리텔링

방식은 누군가에겐 어쩌면 너무나 뻔한 이야기

전개 방식일 수 있다.

 

시한부 인생인 그녀와 우연한 계기로 만나

결국 사랑에 빠지다 그녀는 안타까운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 뭐 그런 내용.

 

영화의 단골 소재로 활용될 만큼 예상 가능한

흔한 로맨스. 하지만 로맨스라는 장르는 대게

그렇다. 그래도 여전히 인기가 많은 장르임은

부정할 수 없다.

연애가 대게 그렇기 때문이다. 서로 사랑에

빠지고 시련을 겪으며 더욱 관계가 돈독해지거나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는 걸림돌이 생겨

비운의 주인공이 되거나,

 

이러한 전개가 낯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로맨스 장르는 이야기의 신박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며, 감정을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감정 변화.

 

그리고 만약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깊은 감정의 몰입.

 

나 또한 저렇게 뜨겁게 사랑에 빠져보고

싶다고 느끼며 본인이 주인공이 되는

대리 만족.

 

아직까지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불멸의 고전 "오만과 편견"이

사랑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특히 이 책이 다른 로맨스 소설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제목도

큰 역할을 했지만 학생들에 미묘한

감정을 자세히 표현한 게 한몫한 거라

생각한다.

 

대단한 건, 이 책의 저자는 미성년자인

학생이었으며 웹사이트에 올린 글이

우연한 기회로 출품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작가들이 몇 년을 노력해도

세상에 관심받는 작품 하나 건지기

힘들다고 하는데 어린 나이에 성공을

한 걸 보면 재능이 뛰어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괴물 신인을 발굴한 사람도

칭찬해 마땅한 일이지만 말이다.

 

책을 덮고 나니, 뭔가 마음 한편

가시가 걸린 느낌이 들었다. 뭔지 모르겠다.

그냥 먹먹했다.

 

한 번쯤 읽어볼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각자의 판단의 맡겨 볼 일이지만

어렸을 적 경험한 향수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서랄까?

 

일본 소설이라 요즘 판국에 어울리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어떡하나

좋은 문학은 가리지 말고 다 먹어봐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하루 있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