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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연구하는.

결국에는 이기는 법.

by 귀엽지놈들 2019. 6. 9.

아직도 잊히지 않고,

힘들 때면 힘을 주는 

그런 일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전교회장을

뽑기 위해 선거 운동을 할 때였죠.

 

오랫동안 살던 동네와 아주 멀리

떨어진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터라

처음엔 아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어

많이 힘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중학교 동창이거나

동네 친구들이어서 같이 친해지기엔

벽이 느껴졌었죠.

 

다행히, 이런 사소한 고민은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해결해주었죠.

나중엔 주변에 친구들도 많이 생겨

전교회장을 나가보라는 권유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학교 친구들을 보면 보통

후보자는 3명 내지 4명 정도 나오지만

제가 나갔을 때는 6명이나 되었어요.

 

6명 중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항상 머릿속에 맴돌았죠. 특히 후보자 중

한 명은 중학교도 고등학교 근처로 나와

아는 친구들도 많았고 중학교에도 전교 회장을

한 친구라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였습니다.

 

선거 운동을 할 땐, 후보자를 지지해주는

친구들과 학교를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하는데 몇 명이나 지지자가 있냐에 따라

경쟁을 하는 구도가 형성되었어요.

 

투표를 할 땐, 보통 대세라고 생각하는 

후보자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많아

경쟁자들 누구든 최대한 많은 친구들과

선거 운동을 하려 했죠.

 

운이 좋게도 경쟁자들 중 저를 도와주는

친구가 가장 많아 어딜 가든 눈에 돋보이는

운동을 할 수 있었어요.

 

도와주는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니

괜히 용기가 나서 더욱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당선되었냐고요?

아니요, 결과는 처참히 떨어졌습니다.

그것도 아깝게 진 것도 아니고 아주 철저하게

졌습니다.

 

결과를 알게 되고, 내가 떨어졌다는 사실이

속상한 것보다 믿어준 친구들에게 실망하게

한 것이 부끄럽더라고요.

 

그러나, 친구들의 반응은 정말 단순했습니다.

오히려 저를 놀리면서 아무렇지 않았던 겁니다.

만약 걱정하며 위로를 해줬으면 더 비참했을 텐데

말이죠. 

 

친구들이 이런 마음을 알고 그런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마음은 한 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후련하게 털어버릴 수 있었죠.

 

그러나 뜻밖의 소식이 들렸습니다.

바로 "재선거로 다시 투표를 한다"라는 거죠.

진상을 알고 보니 당선된 후보자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 적발되어 다시 선거를 하기로 

결정된 것이죠.

 

이 소식을 듣고 마냥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과연 한번 더 하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아쉽게 떨어진 것도 아니고 큰 표 차이로

떨어졌는데 말이야"

 

이 같은 생각이 맴돌며 위축되고 무서워졌죠.

비참해진 모습을 다시 겪을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친구들에게 같은 모습을 보일까

걱정되었습니다.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미 떨어졌는데 한 번 더 떨어진다고 

무슨 차이가 있냐"라고 말이죠.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하긴" 한 번 

떨어져서 이미 다 겪었는데 

또 떨어진다고 새롭겠어?"

 

그렇게 생각을 바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개선하라는

법을 이때부터 무의식적으로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도전이니만큼 최선을 다해 다시

준비했습니다. 연설은 어떤 게 문제가 있었는지

피드백을 받고 표정과 말투를 고쳤죠.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말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최악을 겪어보니 무서운 게

없어졌기 때문이죠.

 

그리고 재 선거를 진행했고, 결과는 어땠냐.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 포기하고 싶을 때, 가끔

떠올립니다. 만약 내가 저때 무서워

도망갔다면 미래는 전혀 달랐을 거라고.

 

누군가는 운이 좋았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운이 좋았죠. 하지만 그 운도 결국 도전이라도

했기에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핵심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작은 성공의 반복으로 열정을

유지하는 걸 느꼈죠.

 

결과에 순응하고 한계를 멋대로 정해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 것.

이게 바로 가장 큰 '학대'가 아닐까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과소평가하고

환경을 탓하며 반복된 일상 속에 몸을 

내던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결과는 한 끗 차이입니다. 그 조금의

차이는 도전을 했냐 안했냐 같은

단순한 문제일 수도 있죠.

 

 

최악의 상황이 펼쳐져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하며 조금씩 다가간다면

지금보다 목적을 이룰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예상되는 결과로 도전도 하지 않고

있다면 제가 경험했던 일화를

통해 용기를 얻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용기를 저와 함께

공유해보는 일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이루고 하는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